사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논리적 올바름'도 '열정적 호소'도 필요하지 않다.
'인지적 편향'에 의해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인간이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 심리적 성향을 비즈니스와 공공분야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다.
인지적 편향을 이용한 '행동경제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상대를 잘 움직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논리'보다 '열정'보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일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파리 서식지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이다.
남자라면 이 파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여성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파리는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전시 케이스에 고정되어 있는 파리가 아니다.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를 대상으로 그려진 그림 속 파리다.
이 공항 화장실에 작은 파리가 그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부터다.
하지만 그 아이디어 자체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영국 중부에 위치한 스트래트퍼드 어폰 에이본이라는 도시에서는 1880년경부터 소변기에 벌이 그려져 있었다.
라틴어로 벌을 뜻하는 단어는 'apis(아피스)'라고 한다. '피스(piss)'는 영어로 오줌이라는 뜻이다. 영국인다운 유머가 아닐 수 없다.
네덜란드 군대에서도 1950년대에는 소변기에 표적이 그려져 있었다.
스키폴 공항의 소변기에 작은 파리가 그려지게 된 것도 같은 발상이다.
즉, 이용자들이 좀 더 정확하게 소변기 가운데를 향해 소변을 보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용변을 볼 때, 소변을 보는 방향이 소변기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공항에 막 도착해 시차 적응이 안 된 상태라면 더욱 그렇다.
그 결과 바닥을 걸레로 닦는 청소부들의 업무가 늘어난다.
공항 입장에서는 비용도 많이 들고, 화장실이 청소 중이라 사용하지 못하는 시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서두르는 여행객들도 짜증이 난다.
하지만 소변기 한가운데에 파리가 그려져 있으면 자연스럽게 목표물을 정하기 쉬워진다.
이를 통해 이 공항에서는 바닥에 소변을 흘리는 양(전문용어로 '오줌물'이라고 한다)이 약 50%나 줄었다고 한다.
당연히 청소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 파리는 전 세계에서 모방되고 있다.
이 트릭은 그물망에 공을 맞추는 과녁부터 대전형 디지털 게임까지 다양한 형태로 도입되고 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은행원의 얼굴이 소변기 표적으로 그려진 적도 있다.
이 파리는 화장실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곳에서도 유명세를 탔다.
바로 행동과학 분야다.
이 흔하디흔한 가짜 파리는 지금까지 옳다고 여겨져 온 '사람을 움직이는 법칙'을 모두 거스르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나 고대 로마 시대부터 사람의 행동을 바꾸고 싶을 때는 그 내용을 말로 명확하게 설명하고, 체계적인 정보와 논리를 제시하고('로고스'=논리성), 감정에 호소하고('파토스'=열정), 신뢰할 수 있는 방법('에토스'=신뢰성)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져 왔다.
이는 그럴듯한 설명처럼 들리고, 실제로 잘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잘 안 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주변 사람들이 "흡연은 건강에 좋지 않다"고 설득해도, 유명인이나 과학자, 인플루언서가 아무리 호소해도, 광고가 아무리 감동적이고, 신랄하고, 재미있어도,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담배를 계속 피운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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