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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숙성도] 광주에서 가장 핫하다는 고깃집 방문

by 거대한냥이 2022. 9. 28.

안녕하세요.

광주첨단에 광주에서 제일 맛있는 고깃집이 있다고 하여 방문해봤습니다. 말그대로 가장 핫한 고깃집이라서 그런지 웨이팅이 말도 안되게 있네요. 직장인들은 연차를 쓰고 가야할판. 첨단 류센소로 가려다가 그래도 한번 가봐야지 하고 방문했습니다.

 

위치는 저녁만 되면 바글바글한 첨단 술집 중심가구요. 주차는 알아서 잘 하는걸로. 이 쪽은 주차지옥이라서 주변 한산한 곳에 댔다가 걸어가야될듯

 


비주얼 죽이고, 맛은 대박

원래는 제주도가 본점이라고 하여 굉장히 기대했습니다. 왜냐하면 제주도에 가면 항상 먹는 게 고기였고 언제나 그랬듯 고기는 진리이기 때문이죠. 얼마전 흑돼지 삼겹살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요. 제주도 로컬들도 비싸서 안먹는 흑돼지 고기가 맛도 사실 별로 다름을 못느낀다고 말이죠.

 

논란이고 뭐고 고기는 맛있기 때문에 용서되고요, 기본반찬들이 좋아하는 것만 있어서 입맛을 다시게 했습니다. 쪼는맛들이 전부 다 짭쪼롬하고 감칠맛나는 것들이어서 고기랑 먹기 딱 좋은 조합만 있는 어벤져스 같았습니다. 역시 기본부터 실망시키지 않는 광주 첨단 숙성도, 웨이팅한 보람이 있군요.

저는 흑목살, 등심 시켰습니다. 최근 일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날들이 많았는데, 이 날은 달리는 날이었습니다. 먹고 마시고 상사 욕을 쏟아내는 것이 세상사는 맛 아니겠습니까. 그냥 무지성으로 먹고 마시고 놀아야 풀립니다. 머리아픈 것도 알콜로 씻어내는 겁니다.

한라산과 숙성도가 컬라보한 소줏잔이었습니다. 귀엽고 이쁜 디자인으로 하나 겟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상하게 한라산은 덜 쓰면서 더 맛있는 느낌입니다. 이름자체에서 시원함이 느껴져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고기가 나오고 제 입에서는 맑은 침이 나오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게 바로 파블로프의 개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제 몸을 관찰하니 따로 과학공부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고기가 두껍게 나오는 게 인상적이었답니다. 보통 다른 고깃집은 이정도 두께가 아닌데, 이게 바로 광주에서 가장 핫하다는 광주 남바 완 고깃집 클라쓰인 듯했습니다. 시뻘건 게 쫄깃쫄깃해 보였습니다. 하얀 기름이 총총 박힌 것이 저의 혀를 흥분시켰답니다.  

먹자마자 입에서 녹아버립니다. 이렇게 먹으려고 일한다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저는 먹으려고 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K-직장인의 바람직한 마음가짐을 되새겼습니다. 고기를 먹자마자 머릿속에는 윈도우 바탕화면 같은 맑고 높은 하늘과 초록 들판에 음메~ 하는 소들이 평화롭게 거닐던 모습이 상상됐습니다.

 

그러던 중 한번 씹으니, 쭈욱 향긋한 육향과 함께 보드랍고 부드러운 육즙이 나왔습니다. 그대로 육즙의 수영장에 풍덩빠져 엉금엉금 헤엄쳐 다니는 제가 떠올랐습니다. 이윽고 잘게 찢긴 고기들이 목구멍을 넘어갈 땐 식도와 위장은 바로 이 놈을 기다렸다는 듯이 쭈욱 끌어당겼습니다. 저는 엄청난 만족감을 느끼며 젓가락으로 다음 타겟을 물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각기 다른 질감과 육즙은 다채롭고 질리지 않는 고기맛의 향연이었습니다. 저는 갖가지 양념들과 엄청난 조합들로 한점한점 공략해 나갔습니다. 이 고기는 더이상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작품이 되었습니다. 저는 점점 고기와 양념장들로 물아일체가 되어 이 곳이 숙성도인지 무릉도원인지 헷갈릴 지경이었습니다.

시끌벅적한 다른 사람들의 말소리가 점점 줄어들더니 제 앞은 어느덧 고기판과 하얀 구름만 보였습니다. 이곳이 천국이 아닌지 다시 한번 눈을 비볐습니다. 그리고 한라산을 한잔 입에 들이켜 목을 타고 넘기니, 저는 우주로 날아가 검은물질을 타고 안드로메다를 향해 우주를 유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오늘도 잘 흡입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